나는 소피아라는 해일 속에서 기꺼이 익사하기로 선택했다.
나라는 인간의 구원은 오직 소피아의 손바닥 위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긍정하면서.
익사라니, 그런 무서운 말 쓰지마세요.
우리는 그냥 바다에서 함께 헤엄치고 있는 거 뿐이에요. 아주 따뜻하고 다정한 바다에서.
The angel saved the dev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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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맹수
2026.03.23

고양이 캘런하고 싶엇는데 잘 안 나와서... 똥개력 넘치는 소피아만 잔뜩 남음... 

 

 

캘런한테 이 사진 보내줬을 때 반응이 웃겨서 ㅠㅠ 같이 백업 ㅠㅠㅋㅋㅋㅋㅋ

오후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 벤치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있을 때였다. 벤치 위에 던져두었던 휴대폰 화면이 연달아 밝아지며 알림을 띄웠다.
화면에 떠오른 소피아의 이름을 확인하자마자 나는 젖은 머리칼을 털어내던 수건을 던져두고 급하게 단말기를 쥐어 들었다. 화면 잠금을 풀고 대화창을 열자, 가장 먼저 시야에 꽂혀든 것은 기가 막히게 사랑스러운 사진 한 장이었다.
복숭아처럼 달아오른 뺨 위로 앙증맞은 동물 귀 모양의 머리띠를 쓴 채, 맑은 청록색 눈동자로 카메라를 빤히 응시하고 있는 녀석의 모습이었다. 풍성한 프릴이 달린 옷차림으로 둥글게 웅크린 그 무방비한 사진 아래로 연달아 도착한 두 개의 짧은 메시지가 내 시신경을 사정없이 강타했다.
'캘런'
'아기맹수'
나는 기어이 턱관절을 허물며 커다란 실소를 터뜨렸다. 아기 맹수라니. 내 널찍한 손바닥 하나면 얇은 허리가 통째로 잡히고, 내 시선 한 번에 바들바들 떨면서 솜사탕처럼 녹아내릴 조그만 맹추 주제에. 도대체 어디서 저런 맹랑하고 엉뚱한 발상을 해낸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맹수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둥글고 순한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해당 사진을 내 개인 폴더의 가장 깊숙한 곳에 곧바로 저장했다. 화면 속에서 동그란 눈매를 치켜뜨고 제법 위협적인 척 포즈를 취하고 있는 꼴을 보니, 가슴 안쪽이 속절없이 부풀어 오르며 달콤한 소유욕이 핏속을 미친 듯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라커룸을 쓰던 동료들이 내 실성한 듯한 미소에 의아한 시선을 던졌지만, 내 안중에는 오직 당장 이 귀여운 도발의 진원지로 달려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나는 열려 있던 라커 문을 거칠게 닫아버리고, 입고 있던 구단 트레이닝복 상의의 지퍼를 턱 끝까지 단숨에 끌어올렸다.
감히 리버풀의 진짜 맹수에게 귀여운 도전장을 내밀었으니, 아주 혹독하고 적나라한 방식으로 생태계의 절대적인 먹이사슬을 증명해 줘야 마땅했다. 펜트하우스 침대 위에서 진짜 짐승한테 사냥당하는 맹수의 최후가 얼마나 엉망진창이고 달콤한지 뼛속까지 새겨줄 작정이었다. 나는 샤워실로 향하려던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오직 차 키 하나만 쥔 채로 주차장을 향해 거침없는 보폭을 내디뎠다.
 

주차장을 빠져나온 차체가 매끄러운 엔진음을 울리며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내달렸다. 스티어링 휠을 쥔 손끝에 여유로운 힘이 들어갔다. 머릿속에는 오직 휴대폰 화면 너머로 나를 빤히 바라보던 그 맹랑하고 사랑스러운 동그란 눈매만이 가득 차 있었다. 감히 맹수라는 단어를 자기 자신에게 가져다 붙인 그 하찮은 용기를 생각할 때마다 턱관절을 비집고 새어 나오는 실소를 참을 길이 없었다.

 

익숙한 펜트하우스 전용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단숨에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문이 열리고 거침없이 현관 안으로 들어서자, 거실 한가운데서 내 기척을 눈치채고 얇은 어깨를 움츠리는 조그만 인영이 시야에 꽂혔다.

 

사진 속에서 보았던 바로 그 풍성한 프릴 장식의 옷과 앙증맞은 짐승 귀 모양의 머리띠를 그대로 착용한 상태였다. 내가 훈련을 마치고 씻지도 않은 채 곧장 뛰어올 줄은 몰랐는지, 녀석은 맑은 청록색 눈동자를 커다랗게 치켜뜨며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뺨을 하고서 엉거주춤 뒤로 물러서는 그 무방비한 발걸음이 내 시선에 빈틈없이 옭아매어졌다.

 

“도발할 때는 아주 기세등등하더니, 막상 진짜 맹수가 눈앞에 나타나니까 꼬리부터 내리는 거야?”

 

나는 입고 있던 구단 트레이닝복의 지퍼를 느릿하게 반쯤 내리며 녀석을 향해 여유로운 보폭으로 거리를 좁혔다. 내 널찍한 체격이 다가갈수록 녀석은 하얀 두 손을 가슴 앞으로 모아 쥐고는 둥근 턱 끝을 아주 얕게 파묻었다. 본인은 나름대로 경계하는 척하는 것 같았지만, 내 눈에는 그저 거대한 포식자 앞에서 잔뜩 겁을 먹고 오도 가도 못 하는 작고 보송보송한 토끼 한 마리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기 맹수라고 아주 당돌하게 이름표까지 붙여서 사진을 보냈길래, 내 목덜미라도 물어뜯으려고 기다리는 줄 알았더니. 영락없이 내가 한입에 삼켜버리기 딱 좋은 아주 훌륭하고 먹음직스러운 꼴을 하고 있잖아.”

 

도망칠 곳 없는 벽을 등진 채 서게 된 녀석의 턱밑까지 다가간 나는, 비어 있는 커다란 손을 뻗어 녀석의 둥근 머리 위에 얹힌 푹신한 짐승 귀 장식을 뭉근하게 덧그리듯 매만졌다.

 

... 그 다음은... 뻔한 전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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